당나귀와 개나발
얼마 전에 나는 ㅁㅁ회사에 취직했다. 회사 인사과에서 나를 '신발팀'으로 발령했다. '신발팀'이라니? 나는 얼얼했다. 전자회사에 무슨 신발팀이란 말인가? 내가 머뭇거리고 있으니까 인사과 과장이 "신발팀이라는 게 '신제품개발팀'이란 말이오"라는 것이다. 그제서야 나는 "그래요?"하고 '신발팀'으로 갔다.
몇일 지난 금요일 저녁, 내가 근무하는 팀에서 신입사원 환영회식이 있었다. 회식은 강남에서도 근사한 한식점에서 했다. 회식이라면 맥주 소주는 빠지지 않는다. 맥주 몇 잔씩 했다. 맞은 켠에 있는 한 회사원이 나에게 맥주 한 컵을 부었다. 그리고는 맥주 컵을 들어 나의 맥주 컵에 갖여다 대면서 큰 소리로 "당-나귀-"라는 것이다. 나는 잘 못 들었나 해서 "뭐라고?" 물었다. 그런데 그 회사원은 "당-나귀-라고 했는데"라는 것이다. 나는 어처구니 없어 무어라 말도 못하고 '당나귀같이 생긴 것이 당나귀 소리 하는구나' 생각하고 있는데 내 옆에 있는 분이 "이 말은 '당신과 나의 귀중한 만남을 위하여'라는 말이요. 신입사원 환영회식에서 이렇게 만나니 귀중하지 않는가. 자, 어서 한 잔 합시다" 우리는 모두 잔을 들고 꿀꺽꿀꺽 마셨다.
폭탄주도 두어 잔씩 했다. 이번에는 그 옆에 있는 다른 회사원이 나에게 폭탄주을 한 잔 건넸다. 그리고 자기의 폭탄주를 내 잔에 가져다 대면서 "개-나발-"하는 것이다. 이번에는 무슨 개나발이냐. 나는 어리둥절 했다. 내가 말도 못하고 있으니 내 옆에 있는 그 분이 "이 말은 '개인과 나라의 발전을 위하여'라는 말이요.자, 듭시다" 나는 평시 웃음이라는 걸 모른다. 그말을 듣고 나도 모르게 "하하"하며 웃음이 절로 터져나왔다. 나도 폭탄주를 들고 "개-나발-"이라고 소리쳐 보았다. 술 좌석에는 "건배" "위하여"라는 권주하는 말만 있는줄 알았는데 "당나귀" "개나발"이라는 말 외에 다른 말도 많단다. 오늘은 이만 하고 다음 회식 때 알려준단다.
다음에 또 어떤 권주의 말이 있는지 알라보기로 하자. 오늘은 이만 적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