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람들은 마음이 곧다. 그래서 한국사람들은 말을 직설적으로 한다. 그러나 근래에 와서 한국사람들 말하는 방식이 바뀌고 있다. 지금, 누가 말을 직설적으로 하면 다른 사람들이 그 사람을 질책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어느 날, A씨가 다른 동료 B씨에게 말하기를 "B씨, 내가 지금 나가야 하는데, 미안하지만 C씨가 오면 이것을 C씨에게 건네주세요." 이때 B씨가 노여워하며 하는 말이 "당신은 내게 명령하는 건가? 말버릇도 없이." 그러자 A씨는 머리를 꺄우뚱 거리고 의아해 하는 것이었다. A씨의 말은 분명히 "......C씨에게 건네주세요."라고 하였으니 그의 말은 명령이 아니고 청탁이다. 아마 "......C씨에게 건네주시겠어요?" 라고 말하였으면 B씨가 노여워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C씨에게 건네주시겠어요?" 이 말은 청탁이 아니고,
A씨의 청탁을 B씨가 받아주겠는가 문의하는 것이다. 즉 B씨의 마음을 알아 보려는 것이 된다. 지금, 말을 이런 식으로 많이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말은 B씨의 마음을 알아 보려는 것이었으니, A씨와 B씨가 그리 친절하지 않다거나, A씨가 B씨를 그리 믿지 못하여 물어보는 것이 되는 셈이다. A씨는 B씨를 청탁할만한 사람이라 믿고 청탁한다면 문의하는 방식으로 청탁하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다. 응당히 직설적인 청탁이 더 바람직하다. 지금 우리가 말하는 방식이 일본말에서 유래된 게 아니냐 하는 생각이 든다.
일본사람들은 청탁의 뜻을
일본사람들은 권유하는 말도
그러나 과거 40-50년 전에 권유하는 말을 빙빙 돌려서
일본사람들은 반말을 많이 한다. 여기서 반말이라는 것은 말의 앞부분만 하고 뒷부분은 하지 않고 생략하는 말이다. 예를 들어, 일본관광객에게 “경주 관광한 적이 있어요?” 이렇게 물어 보았을 때 관광한 적이 없으면 “まだです”(아직입니다)라고 말한다. 기실 이 말은 “まだ觀光した事ありません”(아직 관광한 적이 없습니다) 이 말의 뒷부분을 생략하고 앞부분만 말한 것이다. “시간이 생명이다, 시간이 돈이다” 라는 말이 있다. 아마 일본사람들은 시간을 중시하는 모양이다. 말을 줄이면 시간이 절약되고 생명이 연장되고 돈을 더 많이 번다는 생각일지도 모른다. 한국사람들도 언제 이런 일본사람들의 말 습관을 잘 배웠는지 반말을 썩 잘 쓴다.
한국과 일본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나라인 동시에 문화교류도 많은 나라이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한국어가 일본어를 닮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일본은 선진국이다. 일본사람으로부터 배워야 할 것도 적지 않다. 그러나 배워야 할 것은 배우되 무작정 따라 하지 말자. 일본사람들이 하는 엉뚱한 말 같은 것은 따라서 흉내 낼 필요가 없다.
2008년 한글의 날 10월9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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